etc/푸른안개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유머조아
2009. 1. 29. 16:12
" 노을이 새빨갛게 타는 내 방의 유리창에 얼굴을 대고 운 일이 있다.
너무나 아름다와서였다.
내가 살고 있다는 사실에 갑자기 울었고 그것은 아늑하고 따스한 기분이었다... "
-전혜린-
비가 오네.
부산한 점심시간, 남포동 영화의 거리에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스산한 바람까지 불어드는 오후.
창밖으로 회색의 바다 내어다보며 사색 중...
오래전부터 보아오던 그녀의 글은 전혜린을 생각나게 하네.
사람의 마음을 뚫어보는 듯한 강렬한 눈빛,
짧고 간결한 문체,
인생을 달관해버린 승화된 내면의 고뇌들이 문장 곳곳에 묻어나는
너무도 아름다운 글들.
그 달관을 나도 배우고 싶다.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고 싶어지는 회색의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