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푸른안개

인생의 가을..

유머조아 2007. 10. 28. 22:10

좀전 어느분의 글에서 [인생의 가을...] 이란 구절을 읽고서는

많은 생각이 드네.

밤에는 제법 찬바람이 불고

겨울이 머지 않았슴을 느낀다.

내 인생은 이제 어디쯤 지나고 있을까.

십여리 멀리 무인도까지 발가벗은 채 혼자 온종일 헤엄쳐 건너던

질풍노도 같았던 스무살 젊은 시절도 있었건만

어느새 잔뜩 무게 잡고 뒷짐 진 채 젊은 사람들 뒤에서 호령이나 하는

애늙은이가 이미 되어버린건 아닐까..

지난밤 찜질방에서, 여수면실 안에 보관하는 담요와 베개를 감히 들어가서 못가져와

막내와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고맙게도 어떤 미시께서 옆에서 지켜본 것인지 두번에 걸쳐

몇장씩 갖다 주셨다.

순간, 아무도 없는 여수면실에 들어갈 용기조차 없는 초라한 자신이 부끄럽기도,

그분의 세심한 배려가 고맙기도 한 것이

인생이 이렇게 늙어가나 보다..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창밖으로 차가운 늦가을 밤바람이 을씨년스럽게 지나가네.

옆구리가 몹시도 시리다.

[장밋빛 스카프] 한구절 흥얼흥얼..

♬허~저언한 이 마음을

어~떠어케 달래주나~..♪

...이제 잠자리 들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