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애창詩
西風賦
유머조아
2005. 11. 14. 23:10
너도 아니고 그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꽃인듯 눈물인듯
어쩌면 이야기인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간다 지나간다
환한 햇빛 속을 손을 흔들며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니라는데
온통 풀냄새를 널어놓고
복사꽃을 울려놓고
복사꽃을 울려만 놓고
환한 햇빛 속을
꽃인듯 눈물인듯
어쩌면 이야기인듯
누가 그런 얼굴을 하고..
[김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