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c/애창詩
시들지 않는 그리움
유머조아
2005. 8. 15. 20:57
꽃처럼 살라 하셨나요
바람 분다 마음 졸이지 말며
고개 돌려 먼 길 바라보지도 말고
그저 화사한 꽃으로 서서
의연하게 살라 하셨나요
그리 하려고 죽을 힘 다했지요
어느 산기슭
나리꽃에 내려앉은
밤이슬만큼이나 아득한 그대를
차마 내 안에
가둘 수는 없었으니까요
허나,
바람 한 점 없는 들에서도
꽃잎은 흔들리더이다
꽃잎이 지고 계절 바뀌어도
그대 향한 그리움의 향기는
속수무책 짙어만 가더이다
끝내 스러진 풀잎에 누워
한 잎 한 잎 도려내는
이 아픔은 어찌해야 합니까
시들지 못해 연기처럼 타고 있는
지독한 이 그리움의 향기를
[박금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