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낙동강 하구언
지나는 길에 잠시 들른 하구언.낙동강 잔잔한 강물은 여전히고요하게 흐르고 있었네.어디선가 불어드는 차가운 바람겨울 아니랄까봐 얼얼하게 뺨을 스쳐 지나고. 강물에 비친 내 살던 아파트 그림자 보며예전 젊은 기억에 마음 아팠다.. 언젠가 올랐던 승학산.그때도 내 나인 청춘이었던가.산오르는 순간의 거친 숨소리가 아직도 귓전에 생생하고멀리 또렷이 내려다뵈던부산 시가지의 바쁜모습도. 이렇게 그냥저냥 세월이 가나보다. 혼자 걷는 강변이 무섭다. 아무도 찾지 않는 쓸쓸한 강변이 무서운 것이 아니라이리도 혼자인 것이무섭다..
etc/푸른안개
2012. 1. 22. 19:48
Typhoon
비바람 몰아치는 속으로 고향까지 갔다가어머님께서 지어주신 따스한 아침을 먹고서 부산으로 오던 날거가대교엔 세찬 태풍의 자락이 스쳐지나고 있었다.중형차마저 휘청이게 만들어 금새 바다로 내동댕이쳐질 것 같은그공포스런 느낌이라니.어찌 그리 다리는 길고 또 여러개인지.평소였으면 감탄을 쏟아내던 아름다운 조형물들이 원망스러운 건우리 인간 마음 깊은 곳의 간사함탓일까. 그래도 습기 가득한 회색빛 바다가 좋았다.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등지게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누군가 그리웠다는 것이너무도 좋았다.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사랑 받느니보다사랑 한다는 것이.
etc/푸른안개
2011. 6. 28. 0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