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적한 날KTX를 타고 훌쩍 길을 떠났다.모래주머니 찬 사람은 에스컬레이터 이용하지 않는다.왜냐하면 여행겸 운동겸 해야 할 팔자라서.한없이 따라걷고픈 철길.물론 철길 옆 길을 따라. 차창밖 윗쪽 지방은 아직눈이 녹지 않았다.마음 외로워도 우린굶지는 않아야 한다.여행 중에 늘 함께 하는맛있는 도시락.창밖 보다가 신문 보다가가끔 입 벌린 채 깊이 졸기도 하다가.. 겨울이어서일까.마치 내 가슴 마냥텅 빈 들녘. 멀리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네. 어디에선가내 님이 나타날 것만 같네.
가끔은 호젓한 겨울여행이 운치가 있다.물론 쓸쓸하고 고독하고청승스럽기도 하지만.가덕도를 지나 거가대교 타보니거제가 금방이네. 지상과 지하를 반복하여 오래도록 주행하는 재미.휑하니 거제 구경하고다시 부산 낙동강 을숙도.유네스코가 건설을 반대했다던 그 하구언. 언젠가 오래 전에아이들과 여기서 자전거 타고 놀았었지,온종일.잠시 전망대에 올라본다.. 늘 그랬듯이전망대엔 바람이불고멀리 동아대학교와 승학산이 보이네.저 산도 많이 올랐는데.은빛 햇살 가득한 강변 그리고 해변길을 달려다대포 어느 찻집.진한 커피향과 따사로운 실내가 반갑네. 창으로 넘어온 햇살에잠시나마 푸른 봄을 느꼈어. 그 햇살이그대의 따스하던 품 속인 것만 같네. 지난밤 꿈 속에서라도안기고 싶은..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슴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슴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 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조지훈] (엉엉엉...-.-")
우린 모두 지금 현재 이 시각에 머무르고 있긴 하지만 우리에겐 지내온 과거가 있었고 또한 앞으로 전개될 미래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현재 이 순간을 음미하고 즐기며 즐겁게 살아나가는 것이겠지만 지나간 기억, 추억을 가끔은 회상하는 기쁨과 슬픔이 있어야 하고 또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있어야 현재 순간순간을 견디고 사랑하며 미소지을 수가 있는 것 아닐까. 미니시리즈 모래시계 주옥같은 음악에도 있듯이 어제의 내일은 오늘이며 오늘은 내일의 어제 아니던가. 하지만 잘 모르겠다. 난 지금 어느 시간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