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구입한 텃밭세트에 상추 모종 일부 옮기고다 쓴 세탁세제통에 오래된 가위를 달구어 물빠짐 구멍 세 개를 뚫어서딸기 묘목 한 그루 운치있게 심었다.재활용 쓰레기로 가야할 운명이었지만그래도 내가 새 생명을 부여한 것만 같아서기분이 뿌듯해지넹~그리고여기저기 볼품없이 처박혀있던 수석들 찾아내어배치하고. 이렇게 저렇게 나른한오후의 휴식을 보내었나 보다, 마음 느긋한 것이.열컴 중인 아이들 살살 꼬셔서는 저녁시간함께 해운대웨스틴조선 뷔페를 찾았다. 밀려드는 파도 소리 너무 정겹고저 멀리 달맞이고개 화려한 불빛들이 아름답기만 하네.사랑하는 이랑 왔다면 동백섬 야간산책도 해볼 텐데.그립다.언제나.그.대.가.
며칠 겨울처럼 바람이 차더니오늘은그나마 따사로운 햇살을 느꼈다.베란다엔식구가 늘어 새싹이 나기 시작하고묘목으로 심은 딸기랑 상추, 청경채, 케일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 하다.생명이란 어이 이리도 싱그럽고경이로울까. 아마도 이 세상 만물이 다 그러하리라.유형 무형 가릴 것도 없이.사랑도 외로움도 그러겠지.어찌어찌하다가 태동하여 성장하고 생동감 넘치는 전성기를 가지다가 어느날 문득 덧없이 소멸하고 그러겠지.사랑은 영원하다고도 한다만.오히려 고독이란 것이 영원한 게 아닐까.중얼중얼.깊은 밤의 독백 한마디.
해운대 온천에서 반신욕을 하고나른한 육신 이끌고 창밖을 내어다보며 앉았다.이제 완연한 봄인가,아직 꽃샘의 바람이 부는데.바다는 파랗고 하늘이 맑은 것이꽃피는 들녘이 그리운 것이. 마음은 송정 바닷가 갈매기들 따라 허공을 맴도네.바쁜 날에도 이렇게 한가한 날에도언제나 그대의 하늘을 맴도네.그대찾아서무작정 달려가고프네.이번에 큰돈 벌면 무엇하나.어디 유럽여행이라도 갈까.혼자서.아님 애들과. 아님 둘이서. 언제나 그리운 것은그대의따스한 말 한마디,너무도 달콤한그대의나즈막한 속삭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 어쩌다 잠시 보니,두물머리 풍경 같은 것이 언듯 지나가네.언제적였던가.아련한 봄날이었던가.기억도 가물한 것이.꿈꾸는 듯한 아름다운 눈동자문학을사랑하던 무수한 재잘거림이 잔잔한 푸른 강물을 지나던 바람처럼아직도 귓전을 스치는데.그 사람 이름이 이젠생각이 나지 않네.부지런히 카메라에 담던화원의..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 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동규]언젠가 회사 산악회의 영암 월출산 등반때 산행 내내 귓전을 맴돌던 싯구.그러다 외워버린 싯구.詩를 모르고 산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아니 예전의 그땐 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