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yphoon
비바람 몰아치는 속으로 고향까지 갔다가어머님께서 지어주신 따스한 아침을 먹고서 부산으로 오던 날거가대교엔 세찬 태풍의 자락이 스쳐지나고 있었다.중형차마저 휘청이게 만들어 금새 바다로 내동댕이쳐질 것 같은그공포스런 느낌이라니.어찌 그리 다리는 길고 또 여러개인지.평소였으면 감탄을 쏟아내던 아름다운 조형물들이 원망스러운 건우리 인간 마음 깊은 곳의 간사함탓일까. 그래도 습기 가득한 회색빛 바다가 좋았다.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등지게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에 누군가 그리웠다는 것이너무도 좋았다.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사랑 받느니보다사랑 한다는 것이.
etc/푸른안개
2011. 6. 28. 00:28
기차를 타고 떠나라
어느 한적한 날KTX를 타고 훌쩍 길을 떠났다.모래주머니 찬 사람은 에스컬레이터 이용하지 않는다.왜냐하면 여행겸 운동겸 해야 할 팔자라서.한없이 따라걷고픈 철길.물론 철길 옆 길을 따라. 차창밖 윗쪽 지방은 아직눈이 녹지 않았다.마음 외로워도 우린굶지는 않아야 한다.여행 중에 늘 함께 하는맛있는 도시락.창밖 보다가 신문 보다가가끔 입 벌린 채 깊이 졸기도 하다가.. 겨울이어서일까.마치 내 가슴 마냥텅 빈 들녘. 멀리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네. 어디에선가내 님이 나타날 것만 같네.
etc/푸른안개
2011. 2. 23. 16:32